相思夢1. 夢中夢 달도 별도 제각각 빛을 내는 밤이었다. 성 위에서는 늘 먼저 시선을 아래로 내려야 했다. 성벽 아래로 흙먼지가 이는 땅, 듬성듬성 솟은 메마른 관목과 야트막한 구릉을 달빛에 의지해 희끄무레한 시선으로 쫓다 보면 아주 멀리 새까만 숲의 그림자에 도달했다. 하늘의 경계는 숲의 꼭대기에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다. "밤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것을 보니 내일도 맑겠습니다." 여상스럽게 건넨 말에 뒤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이 성곽까지 조용히 공명을 따라오던 사람의 것이었다. 공명이 혼자서 밤 산책을 하다가 간자로 오인당해 험한 일을 겪을 뻔한 이후부터 유비의 명에 의해 동행하게 된 그는 무슨 일이 생긴다면 단숨에 앞을 막아설 수 있는 다섯 보 안쪽, 느긋한 공명의 걸음걸이에 속도를 맞추어 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