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의 하후돈은 쾌활한 성격의 사람으로, 동료 제장들은 물론 말단 병사에 이르기까지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능숙하게 이끌어내는 능력자였다. 한쪽 눈에 안대를 한 험상궂은 인상이었지만 그 얼굴을 찌푸리는 날 보다는 밝은 표정을 하고 있는 날이 훨씬 많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날 보다는 좋은, 혹은 좋으려 노력하는 날이 더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식사가 차려진 반상을 앞에 두고 제대로 먹지도 않은 채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하후돈을 보는 것은, 기억마저 희미한 어린 시절부터 하후돈을 알고 지내온 조조로서도 매우 생소한 일이었다. "원양?""……네, 승상.""자네 어디 안좋은 곳이라도 있나?""……아닙니다." 미 묘하게 대답도 굼뜨다. 조조는 미심쩍은 눈빛으로 새 모이만큼의 밥..